6일부로 조합원 19명 해고

지부, 해고 투쟁 1일차 집회 열고 “도민 위한 새 방송 세울 것”

오정훈 “지역사회와 도민 설득 나서 새 99.9 버팀목 만들자” 

경기도 내 유일한 지상파 라디오인 경기방송(FM 99.9MHz)의 구성원들이 지난 6일 일괄 해고 통보를 받았다.

 

이날 일자리를 잃은 경기방송 노동자는 모두 21명이다. 19명이 해고를 당했고 2명이 계약해지를 당했다. 그 중 18명은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지부장 장주영) 조합원이다. 경기방송 사측이 ‘노동조합의 경영 개입’, ‘지자체의 언론탄압’ 등 억지를 부리며 3월 30일 정파한 지 38일 만이다.

 

이에 지부는 7일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경기방송 앞에서 해고투쟁 1일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부 조합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도민의 공공재로서의 방송을 만들어 가기 위한 디딤돌이 되기 위해 경기방송 노동자로서의 지위를 사수하겠다”며 해고 상태에서도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또한 “이제 FM 99.9MHz가 사회적 공기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내부 노동자들이 뜻을 모았다”면서 “더 이상 방송법의 공백을 악용하여 언론의 자유, 방송의 공익성이 저해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지부는 방통위를 향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먹튀 방송사업자를 막을 수 있는 방송법 개정안을 만들어 달라”며 “지역 방송의 존재 이유, 경기도민의 청취권 보호를 인식하지 못 하는 방송사업자에게는 철퇴를 내릴 수 있는 근거법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오정훈 언론노조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도민의 주파수이자 국민의 주파수인 99.9MHz를 다시 살려내고 제대로 된 공적 지배구조를 준비해야 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기까지의 기간이 결코 길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정훈 위원장은 또한 “조합원들도 새로운 방송이 어떤 모습이 돼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지역사회를 설득해야 한다”면서 “지역사회와 도민의 지지가 없는 새로운 방송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청취자이고 그들이 새로운 99.9MHz를 만들어 나갈 버팀목”이라 덧붙였다.

 

이어 “언론노조는 산하 사업장 여러 곳에서 기나긴 투쟁을 한 경험이 있다”며 “우리는 지난 30년의 세월 동안 한 번도 패배하지 않았기 때문에 여러분도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잘 버텨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장주영 지부장은 “경기방송은 지난 20여 년간 단 한 번도 적자가 나지 않았던 방송사”라면서 “매년 어렵다며 직원들의 임금을 동결시키고 제작비를 깎고 프리랜서들의 임금을 줄여가며 만든 흑자”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부는 현 사주가 주장하는 경영상의 이유에 의한 일괄 해고를 단 1퍼센트도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다”며 “끝까지 부당한 해고에 맞서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명래 언론노조 경인지역협의회 의장(경인일보지부 지부장)은 “경인지역의 한 언론노동자로서 지켜본 경기방송지부 동지들은 이번 싸움의 과정에서 더욱 단단해 지고 있다”며 “새로운 경기방송을 지부 조합원 동지들이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투쟁에 임하는 경기방송지부 조합원의 발언도 이어졌다. 

스스로를 23년차 기자라 밝힌 최일 조합원은 “이윤만 추구하고 방송법을 지키지 않은 사업자는 이 많은 직원들과 직원의 가족들을 무책임하게 버렸다”며 “도민 여러분께 저희가 다시 도민들이 원하는 방송, 도민이 필요로 하는 방송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방송이 재개되는 날까지 최선을 다해 이 자리를 지키고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기자직군의 문정진 조합원도 목소리를 보탰다. 그는 “지역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방송, 민간자본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는 지역방송을 저희는 다시 꿈꿔 본다”며 “FM 99.9 MHz 주파수가 다시 도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저희는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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