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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보도자료] "용기"와 "소통" 사이, 뉴스룸 내 세대 갈등 현안으로 부상

등록일
2021-11-23 14:51:46
조회수
1134

"용기"와 "소통" 사이, 뉴스룸 내 세대 갈등 현안으로 부상

언론노조 창립기념 토론회 <민주화 세대의 퇴장, 언론 노동의 현장 변화>에서 세대 간 소통 부재 논의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2030세대의 능력주의와 공정담론이 사회적 화두인 가운데, 언론사 내 세대 차이의 원인과 이를 해소하기 위한 현장의 노력을 짚어보는 토론회가 열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창립 33주년 기념 토론회 제1세션 <민주화 세대의 퇴장, 언론노동 현장의 변화>를 통해 한국사회 능력주의와 공정 담론에 대한 세대론적 접근을 점검하고, 언론사 보도국 및 제작국 내 상이한 연령대와 직무의 조합원들이 현장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현재 한국 사회의 공정담론과 능력주의는 세대 문제가 아닌 ‘시대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권일 비평가는 “다양한 여론조사의 능력주의, 공정성 인식에서 세대별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고 청년세대 내에서도 젠더, 계층별 이질성이 있는 만큼 이들을 ‘MZ세대’라는 동일 집단으로 묶을 수 없다”며 “공정 담론과 능력주의를 기성세대-청년 세대의 차이 문제로 프레이밍하면 결코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진 토론회에 나선 안영춘 <한겨레> 논설위원, 홍사훈 KBS 기자, 장아영 YTN 기자, 김건우 MBC PD, 김치연 연합뉴스 기자 등 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언론 현장에서 경험한 세대 간 격차를 이야기했다.

토론 참여자들은 뉴스룸 내 고연차-저연차 기자들 간 취재 아이템 발제에 대한 인식 격차와 소통 부재를 토로했다. 고연차로 분류되는 참여자들은 젊은 기자들이 뉴스룸에서 적극적인 의사 표명을 하지 않으며 권력 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결여됐다고 비판했다.

홍사훈 KBS 기자는 “30년 전 뉴스룸과 비교해 현재의 뉴스룸은 굉장히 조용해졌다. 선배들은 자신이 아이템 발제에 의견을 보태도 후배들이 단체카톡방에서만 욕할 것을 알기에 ‘그냥 가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며 “자신의 아이템을 관철하기 위해 선배들과 드잡이하는 용기 있는 신입 기자들을 뽑지 못하는 현재 언론사 공채 제도의 한계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영춘 논설위원은 “민주화를 경험한 기성세대와 그렇지 않은 젊은 세대 간의 차이를 인식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아이템 발제에 있어서도 젊은 세대는 젠더 이슈와 같은 정체성 정치에 대단히 민감하지만 구조적인 면엔 민감하지 않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15년 차에 접어든 장아영 YTN 기자는 이에 대해 고연차 기자와 저연차 기자 간 상호 신뢰 부족을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장 기자는 “선배 기자들은 후배 기자들을 역사의식 없고 용기 있게 나서서 말하지도 못하는 언론 기득권이라 여기지만 후배들은 선배들을 보며 특정 정파와 동일시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같은 오해와 불신 때문에 상호 간 소통이 가로막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스룸 내 권위적 분위기가 저연차 기자들로 하여금 선배들과의 소통을 꺼리게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치영 연합뉴스 기자는“젊은 세대들은 페미니즘, 환경 문제 등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일상과 결부된 문제에 관심을 갖는데 선배들은 이 같은 ‘현재’의 이슈를 왜 중시하지 않냐는 서운함이 있다”며 “선배 기자가 술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자 해놓고 자기 얘기만 하다 가는 걸 보고 후배의 이야기를 들으려는 태도가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스룸 내에서 선배 기자나 데스크에 의견을 개진했을 때 긍정적 상호작용으로 받아들여지기보다 개인의 돌발행동이나 성격 탓으로 돌리는 권위적 분위기 때문에 소통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김건우 MBC PD는 세대 간 역사적 경험 차이에 따른 인식 격차를 줄여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김 PD는 “KBS, MBC 파업을 경험하지 못한 공영방송 저연차 기자들은 선배들이 검찰과 정치권력에 대한 이야기에 힘 쏟는 이유를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한편으론 이 같은 경험이 선배들에게 과거로 회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견제의 중요성을 심어줬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최근 MBC <PD수첩>이나 KBS <시사기획 창>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어떻게 하면 젠더, 환경 문제와 같은 시대 정신을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 중인데 아이템 선정 과정에 저연차들의 발언권이 크지 않기에 소통이 가장 큰 난관”이라고 말했다.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기성세대는 대면해야만 다수결로 결정할 수 있었지만 젊은 세대는 기술의 발달로 비대면 방식의 다수결 의사결정에 익숙한 만큼 소통 방식이 인류학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하며 “봉합될 수 없는 간극은 내버려두되 차이를 인식하고 문화, 역사, 맥락에 따라 복수의 정의(正義)를 인정하는 ‘다차원적 정의’가 필요하다. 사회의 정의를 하나로 합의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편견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 링크 ☞ https://bit.ly/32bgjDR

작성일:2021-11-23 14:51:46 61.72.1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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