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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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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조동연 2차 가해’ 부추기는 정치권과 언론··· 자중자애해야

등록일
2021-12-07 10:24:50
조회수
891

[성명] ‘조동연 2차 가해’ 부추기는 정치권과 언론··· 자중자애해야

 

 이름을 일컫는 것조차 두렵다. 그에게 거듭 해를 끼칠 듯해서다. 지난 11월 30일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을 맡았다가 스스로 물러난 뒤 ‘공인’ 미명 아래 그의 이름이 일주일째 언론에 난무했다. 이름에 들러붙은 이런저런 낱말이 입에 쉬 담을 수 없을 만큼 아슬아슬하게 그의 사생활과 명예를 흔들었음에도 경마 중계처럼 쏟아졌다.

 이럴 일인가. 경마 같은 보도는 무책임하다. 오죽했으면 그의 생사가 걱정돼 경찰까지 움직여야 했겠는가. ‘성폭력’이라는 낱말이 불거졌을 뿐만 아니라 2차 피해가 거듭될 것으로 걱정되는 흐름이라면 경마 같은 보도는 올바르지 않다. 억측에 소문을 덧댄 이야기를 공론처럼 꾸민 건 보도라기보다 사람 잡는 칼에 가깝기 때문이다.

 특히 말장난 낚시를 던져 ‘돈 쓰는 독자’를 꿰는 데 혈안인 몇몇 개인 매체의 주장에 기댄 보도는 당장 멈춰야 한다. “언론은 ‘사실’에 근거한 말과 주장을 전달하는 경우로 엄격히 제한되어야 한다(박영흠, 2018년)”는 말 뜻을 차분히 새겨 보길 바란다.

 그를 두고 “전투복 위에 단 예쁜 브로치”라는 둥 “액세서리 같은 기분이 든다”는 둥 한 것은 참으로 기함할 노릇이다. 거대 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입에서 나온 말이라니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사람을 두고, 특히 여성을 두고 장식품쯤으로 여기는 남성 중심 사고는 질이 낮고 낮다. 여성 비하와 혐오에 맞서지 않은 채 눈치 보기로 일관한 여당 또한 구차했다.

 40년 전 군 장교가 되려는 여성은 면접장에 치마를 입고 가야 했다. 바지를 입고 나타난 장교 후보자에게 “왜 스커트를 안 입었느냐고 나무라고는 바지를 걷어 올려 보라”고 했을 지경. 복무하다가 결혼할 순 있지만 아이를 낳으면 전역해야 한다는 규정까지 있었다니 여성을 함께 일할 사람으로 보긴 한 것인가. 

 묻자. 군인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상임위원장을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 끝엔 40년 전 여성 장교를 바라보던 때와 얼마나 달라졌는가. 이른바 ‘여군’에 들씌운 근거 없는 짐작과 비웃음과 무시로부터 당신은 얼마나 자유로운가.

 생각과 움직임을 바꿀 때가 됐다. 특히 독자를 이리저리 들쑤셔 ‘2차 가해 덫’에 빠뜨리는 몇몇 언론과 “브로치” 운운하는 정치권은 성평등 교육 체계부터 마련할 일이다. 부디 자중자애하길 바란다.

2021년 12월 7일
전국언론노동조합

작성일:2021-12-07 10:24:50 1.217.16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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